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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창의재단, ‘융합카페’ 행사   원문복사 링크복사
[분야] 생활/문화일반 [작성자] 편집국 [작성일] 2010.03.22. 14:05

커다란 LCD 화면 속에 6명의 연주자가 등장한다. 연주자들의 손에는 악기 대신 노트북과 마우스가 들려 있다. 무작위로 나열된 15개의 퍼즐을 마우스로 클릭해 맞춰 나가자 세밀하게 골라진 음이 조합되어 선율로 만들어진다. 뉴미디어 공연 퍼포먼스 단체인 태싯 그룹(Tacit Group)의 '퍼즐 15' 공연 영상은 게임과 음악을 결합한 ‘미디어아트’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3월 18일 3시 문학의 집 서울 ‘산림 문학관’ 1층에서 열렸던 ‘융합카페’ 행사는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과학과 예술의 공존과 융합을 들여다 보는 자리였다. 이날 융합카페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 왜 미디어 아트에 주목하는가?’ 를 주제로 삼았다. 양민하 서울시립대 교수의 ‘놀이의 예술’을 발표했으며, 전병삼 KoIAN 대표와 장재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각각 ‘미디어아트 :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21세기의 상상력’, ‘음악으로서의 게임’을 발제했다.

작년 6월부터 개최된 융합카페는 세미나 과학기술과 인문사회 문화예술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융합문화에 대해 논의하는 행사로 세미나, 워크숍, 멀티미디어 활용 시연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돼 왔다.

양민하 서울 시립대 디자인 전문대학원 교수는 ‘놀이의 예술’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과학과 도구가 인류의 공진화를 유도한 이래 두 개 이상의 타 분야가 결합해 만들어 내는 새로운 예술 형태에 대해 주목한 것이다.

양 교수는 미디어아트 중 인터랙티브 매체 예술 분야를 소개하며 지금까지 대중들에게 소구되어 왔던 인터랙티브 매체 예술의 가장 대표적인 유형으로 ‘인터랙티브 토이 (Interactive Toy : 상호작용을 통해 향유할 수 있는 놀이기구)를 꼽았다. 또한 놀이기구의 제공자와 이용자가 어떠한 방식으로 참여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인터랙티브 토이가 공학과 예술의 이종교배를 가능케 하는 가장 적합한 형태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최근 몇 해 동안 국내외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인공지능과 인공생명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A Garden 2006', 관람자의 참여도에 따라 인지하는 형상이 바뀌는 '뇌벽'외 '알고리즘이 만든 시각적 환영에 대한 일상적인 대화', 'I wish – piss on your grave', '이것은 전구가 아니다', '마이클의 놀이친구들' 등 총 6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전병삼 KoIAN 대표이사는 ‘미디어아트 :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21세기 상상력’이라는 발제를 통해 학문간 융합과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대사회에 다가오는 변화와 창의성을 논했다. 과학이 가진 창조적 혁신성과 예술이 가진 무한한 상상력이 한데 모여 20세기의 단일학문적 접근법으로는 풀리지 않았던 문제들을 새롭게 해결하고 있다는 현상에 주목했다.

전 교수는 3가지의 사례를 들어 발제 내용을 뒷받침 했다. 원거리 무선통신과 로봇공학, 즉흥음악 등이 결합된 작품 'Telematic Drum Circle'에서는 전세계 사람들을 집단 타악 연주에 참여하게 하면서 글로벌 화합을 담론화 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수학적 자동화 시스템을 사용해 만들어진 '기계가 꾸는 꿈/Machine Dreams'은 예술창작과 과학적 학술 연구를 상상력과 놀이의 기법으로 생성예술(Generative Art)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공학기술을 활용해 오감(五感)을 넘나드는 참여형 장애(Disability)와 This-Ability(이런 능력) 두 단어의 유사 발음에 착안한 미디어아트 전시 'ThisAbility'에 대해 사회적 편견을 미디어 아트를 매개 삼아 해결하는 사례로 소개했다.

‘음악으로서의 게임’이라는 주제를 제시할 장재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작곡과 교수는 테크놀로지의 영향을 받는 21세기의 음악을 이야기했다. 작곡가들이 다양한 주법과 극단적인 음역사용, 다채로운 타악기를 사용하는 등 여러 가지 색채의 음향을 얻어내는 데 주목해 왔고, 그 결과 1950년대를 전후해 전자음이 본격적으로 쓰이게 되었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들었다. 테크놀로지가 전통적 악기를 대체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테크놀로지가 음악이 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위와 같은 현상의 구체적인 예로 ‘알고리즘 작곡’을 소개했다. 전통적 작곡은 작곡자가 최종결과물로 ‘음악’을 만드는 것이지만, 알고리즘 작곡은 작곡자가 최종 결과물로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이 음악을 생성해 내는 방식이라는 것. 장 교수는 이 전위적인 방식의 음악을 대중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이도록 ‘게임’의 형식을 차용한 공연 그룹 ‘태싯 그룹 (Tacit Group)’의 사례를 통해 21세기 뉴미디어 아트 공연의 가능성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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