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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 결승전   원문복사 링크복사
[분야] 게임 [작성자] 권용만 [작성일] 2010.08.08. 20:37

신한은행과 한국e스포츠협회가 주최하고 온게임넷이 주관하는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 결승전이 8월 7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특설 무대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결승전에는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한 KT Rolster(이하 KT) 와, 3위의 SK텔레콤 T1(이하 SKT)이 격돌했으며, 단순한 '마지막 경기' 가 아니라, 통신 업계 라이벌인 두 팀의 결승전 진검승부로도 관심을 모은 만큼, 현장에는 3만여 명의 팬들이 모였다.

이번 결승전에는 창단 후 단 한 번도 프로리그 우승을 해 보지 못한 KT Rolster, 그리고 광안리에서만 3회 우승 전적과 함께 통산 최 우승 기록을 가진,결승에 강한 '광안리 단골' SKT T1이 결승전에서 만났다. KT는 창단 후 지금까지 스타 플레이어들을 앞세워 우승에 도전했음에도 항상 준우승에 그쳐 우승에 대한 열망이 '저주'와 '한'으로 승화될 정도였다. 반면 SKT는 광안리에서만 3번 우승을 거두는 등 강세를 보였으며, 큰 무대에서의 경험과 승률이 가장 높은 팀으로 꼽힌다.

또한 선수 구성에서 SKT는 '도택명' 라인으로 표현되는 에이스급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팀이지만, 이외에도 고인규 등이 좋은 활약을 보여 주고 있다. 반면 KT는 '최종병기' 라 불리는 이영호라는 필승 카드를 가지고 있지만, '이영호와 그 외' 일 정도의 극단적인 전력 편차를 보여주는 팀 컬러를 가지고 있다. 이번 결승전의 또 다른 화제는, KT가 '팀 전력의 절반' 이라는 이영호를 빼고도 어느 정도 성적을 올리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 오직 한 팀만이 소유할 수 있는 우승 트로피의 뒤를 이어, 선수단이 입장했다.

결승전에 오르지 못한 프로팀의 인기 선수들이 대거 출동한 올스타 이벤트 매치와 가수 아이유의 축하 공연 이후, 결승전 본 경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양 팀의 인터뷰가 있었다.

KT Rolster 이지훈 감독은 "TV로만 보고 느끼던 광안리에 왔다는 것으로도 기쁘다. 긴장보다는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 광안리에 온 적도 없고, 덕분에 진 적도 없다. 팬 분들도 즐겼으면 좋겠다. SKT가 광안리에 강하다고는하지만 다 과거의 이야기다. 예전 전적은 기억도 없기 때문에 깃발 꽂을 생각으로 왔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SKT 박용운 감독은 "제대로 상대할 만한 팀이 왔다. 경기 할 맛 난다. 결승전에서 반드시 이기도록 하겠다. KT에 이영호가 있다면, 우리도 '도택명' 라인업이 있다" 고 밝혔다. 또한 결승전이면 어김없이 나오는 '제안 도발' 에도, "굳이 제안을 걸지 않아도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1이 왜 광안리에서 강한지 보여주겠다" 고 대응했다.



▲ 선수들이 경기에 몰입할 시간이 다가왔다. 장내는 응원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첫 세트는 KT 우정호, SKT 고인규가 신단장의능선 맵에서 격돌했다. 첫 세트를 잡은 팀이 우승 확률이 높은 만큼, 기선 제압을 위해 첫 세트가 중요한 상황이었다. 또한 고인규는 포스트시즌에서한껏 기세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우정호는 9시 고인규는 3시 위치에 게임을 시작했다. 고인규는 시작하자마자 우정호의 기지 안에 몰래 배럭을 시도했다. 성공하면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올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이 배럭이 유닛이 나오기 전에 발견되는 바람에, 고인규는 우정호에 별다른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또한 고인규는 이어 다른 곳에 지은 배럭들이 모두 발견되며 힘든 상황에 처했고 결국 게임을 내 주게 되었다. 우정호는 gg 선언을 받아낸 이후, 승리의 기쁨을 '콩댄스' 세레머니로 표현했고, 홍진호 또한 후배의 제안을 받아들여 짧게 원조 콩댄스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 우승 트로피를 향한 첫 발자국은 KT가 먼저 내딛었다.

두 번째 세트는 폴라리스랩소디에서 KT 김대엽과 SKT 김택용이 격돌했다. 김대엽은 폴라리스랩소디에서 7전 7승이라는 성적을 거두고 있었지만, 포스트시즌 첫 출전이라는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반면 김택용은 SKT의 에이스 카드 중 하나이자 다승 2위, 프로리그 포스트시즌 최다 출전 등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상황. SKT는 에이스 카드 중 하나인 김택용을 통해 세트 스코어의 균형을 맞추고자 했다.

김대엽은 11시, 김택용은 5시 방향에서 게임을 시작했다. 김택용은 패스트 다크템플러를 준비했지만, 이를 예측한 김대엽은 과감히 더블 넥서스 상태에서 옵저버와 리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김택용의 다크템플러는 김대엽에 별 피해를 주지 못했고, 김택용이 멀티를 따라 가기 시작했지만 격차를 좁히기엔 늦은 상황이었다. 결국 김대엽이 멀티 수 차이에서 나오는 힘 대결에서 우위를 보이며 경기를 가져갔다.


▲ '2:0'이 '2:1'로. KT 팬들은 패배의 충격에 잠깐 침묵. 그러나 다시 응원에 나서 기세를 올렸다.

3세트는 KT 박지수와 SKT 도재욱이 포트리스 맵에서 맞붙었다 . SKT는 2:0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또 다른 에이스 카드인 도재욱을 내세워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도재욱은 이 경기 전까지 테란전 10연전을 달리고 있었으며, 전 경기의 기세를 뒤집기 위한 완벽한 승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등장했다. 박지수는 3시, 도재욱은 6시 위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초반은 도재욱이 투 게이트 더블 넥서스, 박지수는 팩토리 뒤 도재욱의 1질럿 1프로브의 견제를 막으면서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추가 멀티 이후 박지수는 팩토리 확충과 지상병력 업그레이드를, 도재욱은 아비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에 박지수는 리콜 대비와 골리앗을 확보했고, 중앙을 장악한 도재욱은 셔틀과 함께 박지수의 추가 멀티 지역을 지역을 파괴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후 순조롭게 도재욱의 물량이 폭발하면서, 경기는 도재욱 쪽으로 기울었다.


▲ 3만여명(주최 측 추산)의 이스포츠 팬들이 운집한 가운데, 경기는 한층 더 흥미진진해졌다.

이어 벌어진 4세트. 세트 스코어 2:1 인 상황에서 KT는 박재영, SKT는 이승석을 내세웠다. 맵은 그랜드라인SE, 박재영이 7시, 이승석은 11시 위치에서 시작했다. 박재영은 포지 더블넥서스 빌드를 시도했고, 이승석은 앞마당 뒤 1시 방향 추가 확장을 가져갔다. 이어 이승석의 스파이어에 맞서 박재영은 투 스타게이트를 올리고 커세어를 모으기 시작했는데, 이승석이 이 커세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손해를 봤고, 이어 펼쳐진 리버 드롭에 앞마당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이승석은 전혀 견제받지 않은 1시 멀티를 기반으로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서로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어 박재영은 이승석의 하이브 타이밍 직전 전면 공격을 감행했고, 이승석은 이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고 앞마당 멀티와 본진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박재영이 정찰조차 하지 않은 1시 멀티까지 모두 제거하며 승리를 가져 갔다. 이 승리로 KT는 이영호 없이 세트 스코어를 3:1까지 만들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 왔다.


▲ 키 플레이어들의 '한방'으로 결승전 중반에는 '에이스 결정전'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세트스코어 3:1로 위기에 몰린 5세트, SKT는 마지막 남은 에이스 카드 정명훈을 필승 카드로 내세웠으며, KT는 고강민를 내세웠다. SKT는 필승 카드가 다 나온 데 반해, KT는 이영호라는 필승 카드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상대 전적에서는 정명훈이 고강민에 2:0의 우세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 팀이 처해 있는 상황의 무게가 다른 상태로 게임에 들어갔다. 맵은 매치포인트, 고강민은 1시 시작, 정명훈은 7시 위치에서 시작했다.

초반은 별다른 일 없이 조용히 올라간 상황. 고강민은 저글링과 뮤탈리스크 위주의 테크트리를 준비했으며, 정명훈은 2 배럭 마린과 메딕 위주로 병력을 구성했다. 이어 정명훈의 병력이 추가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뮤탈리스크 통해 방어에 성공했다. 이어 정명훈은 꾸준히 마린, 메딕과 함께 이언스 배슬을 조합해 공세에 나섰으며,  고강민은 럴커를 준비해 정명훈의 공세를 막아냈다.

정명훈의 승부수는 드롭이었다. 정명훈은 드롭을 통해 고강민의 디파일러 마운드를 파괴하며 디파일러 타이밍을 늦추고 앞마당 견제로 고강민을 흔들었다. 그리고 정명훈의 계속된 몰아치기에 고강민은 다크스웜을 사용하면서 방어했지만 집중력이 흔들리면서 5시 해처리를 잃고 말았다. 기세를 잡은 정명훈은 사이언스 배슬로 '지우개' 플레이를 선보이며 경기를 가져 가면서 세트 스코어 3:2를 만들었다.




▲ '3:2'에서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4:2' 스코어로 KT가 우승을 확정지었다.

세트스코어 3:2 에서 6세트를 맞으면서, '도택명' 카드를 모두 쓴 SKT는 박재혁을 내세웠다. 반면 KT는 '최종병기' 이영호를 내세우며 게임을 끝내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승률이나 상대 전적 등 모든 데이터가 이영호에 유리한 상황이지만, SKT는 이미 이영호에 대항할 수 있는 카드를 모두 다 써 버린 상태였다. 맵은 '심판의 날', 이영호는 7시에서, 박재혁은 5시에서 시작했다.

초반은 두 진영 모두 차분하게 시작했다. 이영호는 원 마린 뒤 팩토리를 준비했으며, 박재혁은 히드라리스크 이후 스파이어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박재혁은 뮤탈리스크로 이영호의 본진 공격을 시도했는데, 이영호의 골리앗과 미사일 터렛을 통한 대응으로 별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이후 박재혁은 장기 운영전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영호는 골리앗과 시즈 탱크 조합을 준비했다.

박재혁은 꾸준히 모은 뮤탈리스크로 이영호의 멀티 지역을 공략하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지만, 때마침 개발이 완료된 사이언스 배슬의 이레디에이트에 박재혁의 뮤탈리스크가 모두 잡히면서 경기는 기울기 시작했다. 이후 이영호가 별다른 이변 없이 강력한 병력의 힘 통해 경기를 잡아내면서, KT '10년의 한' 을 광안리에서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


▲ 광안리를 환하게 밝혔던 올해 이스포츠 최대 축제가 KT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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