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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나뉜 코어 프로세서 X-시리즈에서, ‘카비 레이크’의 의미는

기사입력 : 2017년 08월 23일 12시 01분
ACROFAN=권용만 | yongman.kwon@acrofan.com SNS
초대 코어 프로세서 이후, 하이엔드 데스크톱(HEDT) 프로세서는 메인스트림 급 프로세서와 프로세서 아키텍처나 플랫폼 차원에서부터 기술적 차이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전 HEDT 프로세서들을 돌아보면 프로세서 코어 수나 동작 속도에서는 메인스트림 급 코어 프로세서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라도, 쿼드 채널 메모리 컨트롤러와 최대 40개의 PCIe 레인 등을 갖추어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조해 왔으며, 플랫폼은 제온 E3, E5 급 모델들과도 공유해 온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코어 프로세서 X-시리즈’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HEDT 플랫폼의 ‘독립’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존에 코어 i7 프로세서의 상위 넘버링 정도로만 구분되던 HEDT 프로세서들은 새롭게 ‘X-시리즈’라는 제품군으로 분류되며,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나 메인스트림 급 코어 프로세서와는 다른 새로운 소켓과 플랫폼을 가지고 등장했다. 또한 하나의 시리즈 안에,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두 개의 마이크로아키텍처 기반의 제품이 공존하는 것도 독특한 모습이다.

이번 ‘코어 프로세서 X-시리즈’는 6코어 이상 모델의 ‘스카이레이크-X’ 와 4코어 모델의 ‘카비 레이크-X’ 로 구분되며, 지원 기술과 기능, 성능 특성도 사뭇 다르다. 그리고 이 중 4코어 모델의 ‘카비 레이크-X’는 기존의 메인스트림급 프로세서인 ‘7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거의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소켓과 플랫폼에 따라 선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카비 레이크-X’는 기존의 고급 사용자들이 기대하던 몇 가지 기술적 특징들이 반영된 모습이기도 하다.

 
▲ 새로운 HEDT 플랫폼용 코어 프로세서 X-시리즈는 두 가지 아키텍처가 공존한다

대만에서 열린 2017 컴퓨텍스(Computex)에서 발표된 ‘코어 프로세서 X-시리즈’는 4코어에서 최대 18코어까지의 모델이 선보일 것으로 발표되었으며, 현재는 10코어 모델인 코어 i9-7900X까지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그리고 이 X-시리즈 모델 중, 4코어 모델인 코어 i5-7640X, i7-7740X 모델은 코드명 ‘카비 레이크-X’로 알려져 있으며, 새로운 소켓을 쓰지만 기존 7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거의 같은 기술적 특징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카비 레이크-X’ 프로세서는 LGA 2066 소켓을 사용하지만, 최대 4개 소켓을 지원하는 듀얼 채널 DDR4 메모리 컨트롤러와 16레인의 PCIe 3.0 컨트롤러를 갖추고 있다. 프로세서 코어 구성에서는 ‘K 시리즈’ 코어 i5, i7 프로세서보다 동작 속도가 약간 상승되었으며, TDP도 112W 정도로 올라갔지만, 캐시 구조나 용량, 명령어 셋 구성 등은 동일하다. 이에 플랫폼이 갖춘 쿼드 채널 메모리 컨트롤러나 44레인 PCIe 3.0 구성 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태생적 약점도 가지고 있다.

한편 이 프로세서에서 눈에 띄는 특징이 있다면,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과, 메모리 컨트롤러가 DDR4-2666을 지원한다는 점이 있다. 이 중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이 빠진 점은 일반적으로 별도의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HEDT 사용자 층의 특성에 따라 플랫폼 자체에서 기능이 고려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할 것이며, 오버클록킹 등에서 변수를 줄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DDR4-2666 지원 또한, 플랫폼의 지원 수준에 맞춤과 함께, 메인스트림급 모델 대비 성능 측면의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코어 X-시리즈 프로세서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칩셋은 X299로, 최대 24개의 PCIe 레인, 14개의 USB 포트와 이 중 최대 10개의 USB 3.0 포트 구성, NVMe를 위한 RST(Rapid Storage Technology) 등의 최신 기술들을 지원하고 있고, DMI 3.0 인터페이스로 프로세서와 연결된다. 그리고 X299가 칩셋 차원에서 차별화되는 요소로는 RAID를 지원하는 8개의 SATA 6Gbps 인터페이스를 지원한다는 점과 강력한 오버클록킹 지원 기능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 7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4코어의 코어 프로세서 X-시리즈는 기술적 특성이 아주 비슷하다

지원 기능이나 기술적 측면이 아주 비슷한 ‘7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4코어 구성의 ‘코어 프로세서 X-시리즈’ 사이에서 X-시리즈 프로세서가 의미를 가지는 부분은 몇 가지가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의미는 ‘성능’과 ‘오버클록킹’ 부분이 있는데, 이는 HEDT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TDP 등의 여유에 기인한다. 메인스트림 급 플랫폼에서의 최대 TDP는 현재 91W 정도지만 X-시리즈 플랫폼에서는 최대 140W 이상도 기본적으로 감안된 모습이다.

그리고 이런 TDP의 여유는 동작 속도와 쿨링 솔루션의 물리적 규격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단 동작 속도 측면에서, 여유로운 TDP 정의는 터보 부스트 설정에 영향을 주고, 더 높은 동작 속도를 오래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또한 좀 더 큰 패키지와 여유로운 소켓 주변 공간은 쿨러 구성과 발열 처리 등에 좀 더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며, HEDT 플랫폼의 쿨러 설치 방법은 메인스트림 급 시스템보다 좀 더 견고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오버클록킹 부분에서는 기존 K 시리즈 프로세서와 Z270 칩셋 기반 환경에 비해, 소켓 변경과 더 늘어난 TDP로 인한 전원 공급 측면의 강화, 그리고 내장 그래픽 코어를 사용하지 않는 데서 오는 유리함 등이 있다. 물론 기존 K 시리즈 프로세서에서도 내장 그래픽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지만, 늘어난 핀 수와 높아진 TDP에 대응하는 전원 공급에서의 보강 등은 한계에 가까운 오버클록킹 환경에서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 ‘카비 레이크-X’는 플랫폼 입문과 확장성, 오버클록킹 등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코어 프로세서 X-시리즈에서 두 가지 아키텍처가 공존하는 이유로는, 이 두 가지 아키텍처가 상당히 다른 특징을 가지기 때문인 것도 있다. 사실 ‘스카이레이크-X’와 기술적 특징을 상당 부분 공유하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제품군에도 비교적 높은 동작 속도의 4코어 모델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여느 때와 달리 이를 4코어 모델에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높은 동작 속도의 4코어 모델이 시장에서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면, 기존의 ‘카비 레이크-S’ 기반을 사용하는 것이 더욱 적합할 수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카이레이크-X’는 새로운 캐시 구조와 AVX-512 등의 새로운 명령어 셋을 갖추고 있으며, 이 아키텍처는 최신 데이터센터의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구성이다. 이에 기존의 아키텍처와 성능 특성에 맞춰진 게임 등의 애플리케이션에는 그리 효율적이지 못한 모습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즉, ‘카비 레이크-X’는 당장 즐기는 게이밍 등에 최적화된 현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되고, ‘스카이레이크-X’는 더 많은 코어와 새로운 명령어, 캐시 구조 등으로 현재 뿐 아니라 ‘미래를 앞서 준비하는’ 선택이 되는 것이다.

당장 일반적인 PC 활용이나 게이밍 등에 있어, 코어 i7-7740X는 코어 i7-7700K는 물론이고 코어 i9-7900X보다도 높은 성능을 보이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이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멀티 코어, 멀티 쓰레드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은 현실을 반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에 현재 가장 훌륭한 성능 밸런스를 찾을 수 있는 구성은 높은 동작 속도의 4코어 8쓰레드 정도가 꼽히며, 이를 감안할 때 ‘카비 레이크-X’는 현재 시점에서 최고의 가치를 추구했다고도 볼 수 있게 된다.

 
▲ 모두 활용할 수는 없지만, X299 메인보드의 매력도 선택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플랫폼 차원에서, 사실 ‘카비 레이크-X’는 ‘코어 프로세서 X-시리즈’ 기반 플랫폼을 제대로 활용해 내지는 못한다. X299 칩셋 기반의 메인보드에 이 프로세서를 사용하면, 메모리 소켓 절반과 PCIe 슬롯 한두 개 정도는 사용할 수 없게 되는데, 이는 프로세서 자체의 인터페이스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X299 메인보드의 가격대 자체도 Z270 메인보드보다는 평균적으로 좀 더 높은 편인 만큼, 제대로 쓰지 못할 부분에 비용을 지출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카비 레이크-X’에 X299 칩셋 기반 메인보드를 조합하는 경우에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은 RAID가 지원되는, 단일 컨트롤러 구성에서 제공되는 8개의 SATA 포트로, 대규모 스토리지를 사용하는 경우 추가적인 여유를 안정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메인보드들도 기본적으로 풀 ATX 사이즈에 다양한 기능, 성능 확장이 적용된 고급형으로 등장해, 조금 더 높은 비용적 측면을 메꾸고 있으며, 지원 기능들을 따져 보면 Z270 칩셋 기반 메인보드와의 가격차는 꽤 줄어든다.

이와 함께, X299 칩셋 기반 메인보드는 하이엔드 유저의 ‘업그레이드 가능성’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당장은 메인보드의 절반 정도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가장 합리적인 비용으로 현재에 가장 적합한 성능을 얻고, 추후 시대가 바뀌면 더 많은 코어와 메모리 용량, PCIe 레인을 얻을 수 있는 후속, 상위 모델로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즉, 다음 세대까지 약 3년 정도는 시장 상황을 보면서 움직일 수 있는 여유를 얻을 수 있게 되며, 이는 메인스트림 급 플랫폼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최신 HEDT 플랫폼의 매력이기도 하다.

 
▲ 색다른 ‘하이엔드’와 ‘익스트림’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카비 레이크-X’ 프로세서

최근에는 고성능의 게이밍 PC 등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체 PC 시장에서 하이엔드 데스크톱의 위치는 예전부터 ‘특별한 애호가들을 위한’ 존재이기도 했다. 그리고 ‘카비 레이크’ 기반의 X-시리즈 프로세서는 메인스트림 플랫폼의 최상위와 HEDT 플랫폼 입문의 경계에서 사용자에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위치에 있다. 또한 예전부터 일부 애호가들이 메인스트림 급 플랫폼에서 아쉬움을 이야기하던, 내장 그래픽 코어를 완전히 끄고 성능을 더 높인 모델이기도 하다.

최신 HEDT 플랫폼을 입은 ‘카비 레이크-X’는 하이엔드 데스크톱 플랫폼 기반에서 현재와 미래, 메인스트림과 하이엔드 플랫폼간의 장점과 아쉬운 부분들을 나름의 방법으로 새롭게 절충한 독특한 존재다. 그리고 이런 프로세서가 나름의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지금이 또 한번의 변화를 앞둔 ‘전환기’의 중심에 있다는 점과 함께, 메인스트림 플랫폼의 모델과 거의 같은 기본 성능과 가격대로 순수하게 플랫폼 등의 선호도를 기반으로 한 선택이 가능하게 한다는 점 등이 있을 것이다.

하이엔드 데스크톱 프로세서와 플랫폼은 엄밀히 말하면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닌, 특별한 가치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소수의 사용자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이번 ‘카비 레이크-X’는 그 독특한 구성을 통해 특별한 목표를 가진 사용자들에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극한의 오버클록킹이나, 현존 최고 수준의 게이밍 머신 구성 등에 있어, 이 특별한 프로세서는 현재 가장 높은 포텐셜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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