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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보다 진가, 핸드백도 ‘가성비’가 대세

기사입력 : 2016년 06월 23일 17시 50분
ACROFAN=권용만 | yongman.kwon@acrofan.com SNS
무더운 여름을 맞아 얇은 옷으로 갈아입듯, 패션업계가 비싼 가죽으로 된 옷을 훌훌 벗고 다양한 소재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여성들이 매일 분신처럼 들고 다니는 핸드백. 과거 고가의 가죽백 혹은 페이크 레더 소재 핸드백들이 인기를 얻었다면 최근 여성들의 손에 들린 핸드백 풍경은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나일론부터 린넨, 데님, 캔버스까지 그 소재가 훨씬 가볍고 다채로워졌다.

이러한 현상에는 단순히 겨울에서 여름으로의 계절의 변화 이상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반영돼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놈코어룩, 포미족, 스마트슈머, 슬로우패션 등 최근 소비 트렌드에 공통적으로 담긴 ‘실용성’이라는 핵심 키워드가 패션계에도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장기화 된 불황과 스마트해진 소비자가 만나 패션에도 실용주의적 소비가 점점 대세를 이룬다는 것이다.

핸드백의 경우 몇 년 전 로고가 드러나지 않는 로고리스(logoless) 명품백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을 기점으로, 최근에는 브랜드 자체를 벗어나 개인 취향을 반영한 디자인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증가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러한 소비 경향은 선호 소재의 변화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고급스럽지만 비싸고 관리하기 까다로운 가죽이나 가죽을 흉내 낸 페이크 레더 대신, 합리적 가격에 가볍고 실용성이 좋으며 패션 아이템으로도 손색없는 이른 바 ‘천 소재’ 핸드백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과거 ‘싼 티가 난다’는 취급을 받던 나일론, 데님, 린넨, 캔버스와 같은 소재들이 최근에는 가죽이 줄 수 없는 개성과 가치를 주는 소재들로 재인식되며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게스(GUESS)는 지난 4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RE:ORIGIN 한정판 데님백’을 내놓았다. 저렴한 가격에 멋스러운 워싱 디자인이 돋보이는 이 데님 소재 숄더백은 출시 15일만에 완판되는 인기를 누렸다. tvN 드라마 ‘또 오해영’에 노출돼 ‘오해영백’으로도 불리는 리뽀(Lipault)의 ‘레이디 플럼 버킷백’ 역시 나일론 소재로 만들어진 가볍고 캐주얼한 느낌의 핸드백으로 최근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두 제품 모두 비(非)가죽 소재 핸드백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배우 송혜교는 고가의 명품 가죽백 대신 가벼운 천 소재의 에코백을 들고 등장해 여심을 흔들기도 했다. 천연 면이나 캔버스 등 생분해성 재료로 제작되는 친환경 천가방을 뜻하는 에코백은 최근 아트웍, 레터링 프린트 등이 다채롭게 입혀져 가죽백과는 또 다른 유니크한 패션 아이템으로 패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가격 역시 적게는 1~3만원부터 브랜드 제품이라도 대부분 10만원 대에서 구매 가능해 디자인과 실용성을 꼼꼼히 따지는 최근 여성 소비자들의 데일리백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가격도 디자인도 한결 ‘가벼워진’ 핸드백을 찾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브랜드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랄프 로렌(RALPH LAUREN)은 올 상반기 데님으로 제작한 ‘리키 백’을 선보였다. 최근 소비자 성향을 적극 반영한, 브랜드 역대 가장 캐주얼한 디자인이라는 평이다. 프라다 역시 가볍고 질긴 포코노 나일론 소재의 토트백을 내놓았다. S/S 시즌에 걸맞는 선명한 옐로우 컬러 패브릭에 독특한 경주용 자동차 프린트를 입히는 등 소재 특성을 십분 활용한 모습이다.

브루노말리는 올 상반기 가죽에 캔버스 원단을 콤비해 만든 쇼퍼백 로사(ROSA)를, 스위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아크네 스튜디오에서는 3종 제품으로 구성된 캔버스백 컬렉션을 각각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오염되기 쉬운 핸들이나 바디 하단, 혹은 장식 부분에만 가죽을 사용하고 그 외 부분에는 가볍고 유연한 캔버스 소재를 적용해 실용성과 합리적 가격,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한 모습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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