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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과 편견 속 방치되는 여성 알코올중독

기사입력 : 2017년 03월 07일 17시 15분
ACROFAN=권용만 | yongman.kwon@acrofan.com SNS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여성의 건강권 강화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여성들의 고위험 음주가 증가하면서 여성 알코올중독 치료 역시 국가적 차원의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고위험 음주란 소주를 기준으로 한 번에 남성은 7잔 이상, 여성은 5잔 이상을 일주일에 두 차례 이상 마시는 것을 일컫는다. 한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2011년 23.2%에서 2014년 20.7%로 감소했지만 여성은 4.9%에서 6.6%로 늘었다.

문제는 매년 여성음주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여성을 위한 금주정책이 임산부 위주로 이루어지는 등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주류회사들은 여성들을 겨냥한 저도주, 과일주 등을 경쟁적으로 출시해 술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음주를 부추기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알코올중독에 빠진 여성을 향한 사회적 비난과 편견 등으로 여성 알코올중독자들이 방치되거나 스스로 문제를 은폐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미혼여성과 1인가구의 증가로 ‘혼술’을 즐기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만큼 관련 정책을 확대해 여성 알코올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체지방 비율은 높고 수분 비율이 낮아 혈중 알코올 농도가 높게 올라갈 수 있으며 알코올 분해효소 역시 더 적어 빨리 취하게 된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알코올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더 크다는 뜻이다. 또한 알코올은 생식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무월경이나 불임, 유산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폐경기 여성들에게 음주는 유방암이나 골다공증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허성태 원장은 “특히 여성들은 음주 자체를 즐기는 남성과 달리 스트레스나 우울감 등 정서적인 문제로 술을 마시다 중독에 빠지거나 우울증, 불면증, 불안증 등의 동반질환을 갖는 경우가 많다”며 “단순히 술을 끊는 것만이 아니라 여성이 술을 마시게 된 이유를 이해하고 심리적 치료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의 이해와 지지도 중요하다. 허 원장은 “여성 알코올중독 환자는 가족들부터 버림받거나 비난받을까 두려워 몰래 숨어서 술을 마시고, 가족들 역시 이를 부끄럽게 여겨 술 문제를 외면하거나 방치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변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병원을 찾았을 때에는 이미 상태가 악화된 경우가 대다수인 만큼 적극적인 치료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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