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게임 장르 중에서 개인적으로 즐겨하는 장르는 (광의의) 디펜스 게임이다. 이 장르도 세월 흐르다 보니 서브되는 요소에 따라서 스타일이 꽤 다변화된 상황. 그래도 본질적으로 전철에서 짧게 짧게 하기에는 미션 플레이 시간이 3분 이내인 디자인은 유지되기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자 입장에서는 중간에 끊고 바로 붙어 보기 편한 장르로선 디펜스 장르쪽이 보이는 게 있어서 마음 편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런 디펜스 게임을, 하드웨어 퍼포먼스가 흘러넘치는 콘솔에서 즐기면 어떻게 될 지는 다들 상상만 하던 부분이었다. 훨씬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과 전용 컨트롤러, 게다가 디스플레이는 수십 인치의 FullHD TV. 이런 부분에 대한 시도가, 한국 밖에서 몇 있었다고 소문이 있긴 했지만 딱히 정식 발매된 적은 없었는데, (주)디지털터치에서 '절대요격 WARS'를 정식발매하면서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 콘솔에서의 디펜스 게임이라서 그런지, 스케일 크게 '도시' 단위로 전장을 넓혔다.
'절대요격 WARS' 게임 자료를 찾다 보면, 일본에서 지난 2015년 10월에 발매되었다고 한다. PS4 버전이 국내에 한글화 정식 발매되긴 했으나, 그 이전에 PS3와 PS Vita 버전도 선보여진 모양. 이 때문에 일본 발매분을 먼저 즐긴 게이머들은 PS3 수준에 게임 디테일이 고정되었다는 비평이 없지 않다. 스크린샷 봐도 그런 얘기 나올만 하다는 게 사실. 그래도 비타 기준이 아니라는 건 고무적인 바 아닌가 싶다(...)
콘솔로 왔다고 해서, 거창하게 테크트리를 무슨 뉴런 구조로 짜는 그런 건 딱히 없다. 디펜스 게임 답게 그냥 축성하고 설비 구축하며 줄줄이 오는 에너미들만 잡아 족치면 되는 구조다. 이 와중에 자원 배분과 상성 배치가 머리 써야 되는 부분인 건 당연지사. 내구도 개념이 있기 때문에, 한창 판 벌어지는 중에 파괴되는 참사 막기 위해, 전투 사이사이에 손 쓸 부분이 많다.
콘솔로 오면서 모바일과 달라진 부분이라면 인프라를 관리하는 측면이 튀어나온 부분이겠다. 스마트폰에서 즐기는 디펜스 게임들은 게임 좀 안하는 사이에 충전되는 리소스들을 이용하거나 캐쉬템 사서(...) 얼른 가는 그런 구조인데, 아무래도 부분유료화 요소를 빼고 디펜스에 충실하려다 보니 되려 뭔가 빠진 느낌이 꽤 든다. 직행 있는 줄 알고 왔는데, 완행만 있다. 어쩔 수 없다.
▲ 오퍼레이터들을 최대 6석을 둘 수 있는데, 여기에서 테크트리 찍을 일은 없다.
게임이야 도시 운영하고 간간히 전투와 보스전으로 도시 부서지는 거 구경하며 어쨌든 이기는 거 하나만 추구하는 그런 스타일이다. 구조는 단순한데, 의외로 머리 쓸 부분이 퍼즐 게임과도 같다. 그 와중에 문명 수준은 아니지만, 도시 그 자체를 키우는 것도 챙겨야 된다. 일단 최대 3개 까지 도시 관리가 가능하게 해서 잔손 가는 걸 억제한 모양새인데, 이게 은근히 '문명 5' 커스텀 맵 하는 기분도 살살 감돈다.
비주얼적인 측면이 시네마틱 저리가라인 게임들이 속출하는 PS4 플랫폼에서 다소 맞지 않아 보이긴 하나, 그래도 모에 캐릭터가 있어 시름을 달랠 수 있다. 오퍼레이터가 게임 도중에 계속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추임새를 넣는데, 이게 꽤 매력적이라면 그럴 부분이다. 어차피 대사 읽고 이해할 정도로 게임 플레이 중 템포가 느슨해질리 없는 편이라, 탁탁 끊어주는 츠코미성이 차라리 낫게 느껴진다.
그렇게 메이저한 장르도 아니겠고, 특히나 콘솔에서 구현하기에는 본체 성능의 낭비인 것 같은 건 사실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디펜스 장르를 이미 친숙하게 하는 입장에서 보면, 항상 품어왔던 콘솔에서의 장르물 플레이 소원을 성취시켜준다는 점이다. 최근 개봉하는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 비슷한 그런 측면이 있는데, 차기작에서는 도시 간 연계나 아주 큰 대형 보스가 나오는 건 어떨까 싶다.
▲ '스마트폰에서 즐기던 디펜스 게임을 콘솔에서 즐기면 어떻게 되나'를 보여준다.
12세이용가 / 평점 : 7점(1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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