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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우 오브 더 비스트 (PS4)

기사입력 : 2016년 05월 29일 03시 39분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SNS
플랫포머 액션물의 황금기는 아무래도 1990년대가 아닐까 싶다. 쟁쟁한 작품들이 줄 잇는 가운데, 색다른 시도로 호평을 받는 수작들도 만만찮게 흘러넘쳐서였다. 이처럼 황금기가 있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그 이전에 있었던 여러 시도들과 그 경험들이 축적되는 과정이 필수. 요즘 나오는 게임들 보면 상상도 못할 과거가 오래된 게임 제작사들에는 꼭 있는 편인데, 그런 측면을 새삼 되새기게 해주는 작품이 나왔다.

지난 E3 2015 현장에서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으로 다듬어져 선보여진 '섀도우 오브 더 비스트'는 사실 지난 1989년에 나온 게임의 리메이크 버전이다. 제작사는 레밍즈 시리즈로 유명한 사이노시스(Psygnosis)社. 퍼즐로 유명한 회사가 액션을 냈다는 것도 신기한 일인데, 그 게임의 정체가 해보면 만만찮다. 이번 리메이크야 헤비스펙트럼社에서 했다고는 해도, 원작의 기이함이야 이미 원본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놉시스는 코난 류의 우뚝 일어서는 영웅의 이야기를 그린다. 판타지 세계관에 수인물 컨셉이 더해져 있어서, 요즘 나오는 작품들에 비해서 다뤄지는 이야기가 매우 거칠다. 그렇다고 해서 성별이 대두되지 않는 거대 몬스터들과의 대전까지 그려내기 때문에 스케일을 감 잡기 까다로운 작품으로 여겨진다. 그냥 싸우고 이기면 끝을 본다는 거야 당연한 것이지만, 그 과정의 센스는 확실히 요즘 그런 것이 아니다.

 
▲ 몽환적인 세상 속에 프레데터(!) 같은 것들이 나와서 사투를 펼친다.

이후 시대에 나온 액션게임 중에서 플레이 느낌이 비슷한 것을 손꼽자면 메트로이드 프라임 정도가 아닌가 싶은데, 원작이 1989년작임을 감안해 본다면 만든 사람들이 보통 센스가 아니긴 아닌 모양. '페르시아의 왕자'과 포맷은 같지만, 구성은 되려 닌텐도스럽다. 횡스크롤 레벨 디자인으로 퍼즐이 아닌 액션을 테스트한 듯한 면모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독자적인 영역을 건드리는 모습이 보인다.

리메이크 버전을 통해서 즐겨보는 주인공의 모험은 매우 아름다운 세상 속을 매우 처절하게 사는 군상극을 극화시킨다. 다소 과장된 오브젝트들의 모습들이 화면을 채우지만, 그 안에서의 싸움은 그야말로 숫컷들의 발광과도 같다. 특히나 횡스크롤 이라고는 하지만, 전장은 사방향 맵핑을 기본으로 깔고 있다. 앞뒤로 움직이는 제약만 플레이어에 있는 것이지, 실상 필드는 최소 사방향이다.

그런 나름 불리한 시스템 속에서 플레이어가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은 무자비함이다. 이게 이형생명체여서 그런지, 무슨 물감 같은 것이 콸콸콸 거리면서 화면을 뒤덮게 되는데, 뿜어져 나가는 것이 무슨 갓 오브 워 시리즈 작품들 저리가라다. 이런 와중에 격투게임처럼 홀딩이나 잡기에 준하는 것들도 모션에 포함되어 있어서, 보이는 것과는 좀 다른 직접 하는 재미라는 것이 존재한다.

 
▲ 레벨 디자인이 요즘 트렌드와는 사뭇 다른 지향점을 보인다. 그래서 더 특이.

원작 컨셉이 독특하다 보니, 비주얼이나 아트워크 차원의 느낌은 매우 스타일리쉬하게 느껴진다. 사실 사슬낫이나 원거리 무기였다면 화면 줌인 줌아웃도 매우 요란했을 것 같은데, 캐릭터 특징 상 비슷하게 본다면 엑스맨 울버린과 같은 형태로 싸움이 제한되어 있다. 그 바람에 격게 느낌도 살살 감도는 것이 다소 별 나게 느껴진다.

게임 전체의 진행은 템포가 매우 빠른 축에 속하기 때문에, 매우 강한 몰입도를 이끌어 낸다. 일단 미션이 진행되어서 싸움판이 벌어지면 몰아치는 형태로 적들의 등장과 포진 등이 펼쳐진다. 액션 장르의 왕도를 제대로 걷는 셈인데, 그런 와중에도 배경에서 보여지는 아트워크들의 변화는 난리통임에도 아름답게 게임을 보게 만든다. 내용이야 처절하기 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섀도우 오브 더 비스트'는 그렇게 유명하다고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도 아니고, 근 30여년만에 복각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도대체 왜 나왔나 싶은 그런 측면도 없지 않다. 확실히 아름다운 레벨 디자인과 플랫포머와 격투게임 그 사이의 그 무언가인 게임성을 갖추고 있지만, 묻혀 있던 브랜드를 되살린 배경은 아무래도 속편이 나와봐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언가 그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 액션이 지닌 경쾌함은 진짜다. 여기에 퍼즐 난도까지 더 높인다면 뭔가 작품이 될 듯.
 
청소년이용불가 / 평점 : 8점(1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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