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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같이 극(極) (PS4)

기사입력 : 2016년 05월 29일 03시 38분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SNS
업무 차 일본 출장 갔을 적에, 야간에 가부키쵸 가면 그냥 사람 구경이 매우 재미있다. 흑형들이 5개 국어 이상 하며 호객행위 하는 것도 그렇고, 골목 뒷편에 마의 위로 와이셔츠 칼라 세우고 두리번거리는 극도 쪽 같은 사람들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일본에서 '일상'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풍경이 외국인 입장에서는 생경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더, '용과 같이' 시리즈는 매우 희한한 감정을 건드리는 게 유구하다.

역사의 시작은 '류가 고토쿠 ~용과 같이~'. 지난 2005년에 PS2 버전으로 나온 이래로, 이번에 '용과 같이 극' 발매에 따라 PS 콘솔 플랫폼으로는 모두 다 나오는 기록을 세웠다. 시리즈 탄생 이전인 PS1 외에는 콘솔로는 다 나온 셈. 포터블 쪽으로는 외전이나 후속작 멀티들이 채워나갔으나, 애당초 이 게임의 격은 콘솔로 TV로 주말 야간 드라마 보듯해야 제 맛이니 전통을 제대로 이어간다는 쪽으로 느껴진다.

게임이 다루는 세계는 우리나라 식으로 치면 조직폭력배들의 이야기이다. 일본에서 '야쿠자'라 불리는 그 쪽 세계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다룬다. 한국에서도 이런 쪽을 다루는 작품들을 주로 '성인극화'란 범주 안에 묶어서 다루는 편인데, 게임이 지닌 인터랙티브 속성이 게임 그 자체로서 높은 수준으로 발현하면서, 게임은 '인간군상극'의 영역까지 발을 뻗힌다. 하면 할수록 녹록하지 않은, 그런 인생을 담고 있다.

 
▲ 일명 '인간군상극'을 게임화시킨 대표작을 손 꼽자면 '용과 같이'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용과 같이 극'은 앞서도 언급되었듯이 '류가 고토쿠 ~용과 같이~'를 PS4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것이다. SD 화질 수준인 PS2 버전을 리마스터링했던 PS3 버전과 달리, '용과 같이 제로' 수준 그 이상으로 원작을 최신작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게임의 부제가 다름아닌 '極'이라는 점에서 대놓고 드러내듯, 용과 같이 시리즈 전체를 10주년을 맞이해 기념삼아 통합시켜 버린 그런 작품이겠다.

기본적으로 인간관계나 시놉시스는 원작과 그 궤를 같이 하나 아주 같지는 않다. 이후 키류 카즈마의 인생을 통해 확장된 세계관을 어느 정도 수렴하는 그런 포지션을 취한다. 원작에 비해 강화된 이야기와 탄탄해진 인과관계 등은 PS2 시절에 나왔던 무서운 아저씨를 무언가 사연을 마음 속 깊이 담은 한 남자로 돋보이게 만들어 준다.

게임 레이팅 자체가 청소년이용불가라는 점이 매우 돋보이는 점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애당초 소재가 야쿠자이다 보니, '미국에 GTA가 있다면 일본에는 용과 같이가 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난맥상이 화면 속에서 펼쳐진다. 분명 주인공은 악당이고, 게임 속에서 보면 공권력이 무슨 데코도 아닌 그런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그런 흥미진진함이 게이머의 손길을 붙잡고 끌고 들어간다.

 
▲ 미니게임이나 미션 등의 체감 난이도는 역대급. 極 이름값 한다.

게임이 10년 세월을 넘어서 완전판으로 완성된 셈이라, '용과 같이 극'은 그 완성도가 역대급이다. 애당초 이런 장르를 개척한 개발자들 스스로가 범상찮을리 없겠다 싶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다. 당장 게임에 들어가 보면, 조작하는 캐릭터의 모션부터가 상당히 리얼하다. 게다가 하드웨어의 한계에라도 도전하는듯한 오브젝트들의 홍수는 리메이크도 이런 리메이크가 없었구나 싶은 그런 느낌을 준다.

단지 문제라면, 개발자들 스스로가 유저들이 지난 10년 동안 모든 작품들을 다회차 클리어 했을 것이라는 전제로 게임을 만들었다는 점 정도. 10년 세월을 지나서 프랜차이즈를 재정립시키는 그런 접근법이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 디스크가 마르고 닳도록 하고 또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게임이 밸런스를 맞췄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끔은 그냥 유튜브에 누가 방송 좀 안하나 싶은, 그런 느낌이 샘솟는다.

시리즈 10주년 기념작이라는 시리즈 내적인 의미 외에도, 한국 게이머 입장에서는 용과 같이 시리즈 첫 공식 한국어 버전이라는 의미도 있다. 최신작인 6편의 한국어 버전 발매도 예고되어 있기는 한데, 시리즈의 첫 시작을 한국어로 즐길 수 있다는 꿈 같은 일이 현실로 일어난 셈이다. 워낙 성인 취향의 작품이긴 해도, 이런 작품이 한국 제작사에서 안 나오는 이상... 뭔지 모를 아쉬움 속에 엔딩으로 향해 나아간다.

 
▲ 노 넘버링 덕분인지 PS4 콘솔 한정판 디자인이 은근히 멋지다. 넘버링이 아닌 '極'이니까.
 
청소년이용불가 / 평점 : 9점(1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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