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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텔 메인스트림의 전형(全形) '린필드'   원문복사 링크복사
[분야] 컴퓨터 [작성자] 권용만 [작성일] 2009.09.14. 22:50

지난 9월 8일, 인텔은 새로운 메인스트림 급 프로세서인 코어(Core) i5를 선보였다. 이는 지금까지 코드명 린필드(Lynnfield)로 알려졌던 프로세서로, 기존의 펜린 코어 기반 프로세서들을 대체해 나가게 된다. 이와 함께 선보인 P55 칩셋 또한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확실한 ‘메인스트림’ 급 칩셋이며, 이 프로세서와 메인보드 칩셋은 완전히 새로운 소켓인 LGA 1156과, 지금까지 인텔 계열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스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코어 i5의 성능은 그리 새롭다고 하기 힘들다. 이미 네할렘 아키텍처의 성능은 플래그쉽급 프로세서인 기존 코어 i7, ‘블룸필드(Bloomfield)’가 유감없이 보여준 바 있으며, 린필드 또한 네할렘 아키텍처를 사용하므로 연산 성능 자체는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 오히려 코어 i7과 i5의 가장 큰 차이는 프로세서의 ‘주위’가 모두 바뀌었다는 데서 찾아야 하며, 프로세서 내장 PCI 익스프레스 컨트롤러는 인텔 계열에서는 린필드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코어 i5와 P55에 이르러, 인텔은 본격적으로 네할렘 아키텍처를 사용한 제품군으로의 프로세서 세대교체를 선언했다. 또한, P55를 사용한 시스템이 보여주는 모습은 지금까지의 인텔의 플랫폼 구성과는 사뭇 다르다. 인텔은 이번 기회에 완전히 메인스트림 시장을 하이엔드나 워크스테이션 시장과 플랫폼 차원에서의 분리를 시도했으며, 타겟 시장에 ‘특화’된 디자인을 제시한 것이다.


▲ 쿨러도 프로세서도 모두 '메인스트림'에 포커스를 맞춘 '린필드'

린필드 프로세서와 P55 칩셋 기반 메인보드의 특징은, ‘P55가 칩셋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단지 P55 PCH와 프로세서 둘 만으로도 기존 블룸필드까지 사용하던 프로세서-IOH(4시리즈까지는 MCH)-ICH’에서 제공하던 모든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기존 IOH나 MCH가 행하던 기능인 메모리 컨트롤러와 PCI 익스프레스 컨트롤러는 모두 프로세서에 내장되었다. 그리고 멀티프로세서 시스템을 위한 QPI 또한 아예 제외되었다. 바야흐로 이 플랫폼은 ‘싱글 프로세서 전용’ 인 셈이다.

인텔의 4시리즈 메인보드까지, 인텔의 플랫폼은 서버와 PC, 모바일에 거쳐 모두 유사한 시스템 구조를 사용했다. 네할렘 이전까지 사용되던 FSB 구조가 그것이다. 시스템의 중심은 프로세서라고 하지만 모든 데이터는 메모리 컨트롤러와 가장 빠른 I/O 컨트롤러가 있는 메인보드의 MCH를 거쳐가는 구조고, 점점 늘어가는 데이터를 감당하기에 부족했던 건 사실이다. 덕분에 블룸필드에서는 NUMA 구조와 함께 기존의 FSB의 두 배 이상의 대역폭을 제공하는 QPI 연결을 지원하여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런데 린필드에서는 잘 쓰던 QPI가 빠졌다. 그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한데, ‘싱글 프로세서 시스템에서는 QPI의 존재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QPI 연결의 실제 위력은 멀티프로세서 시스템에서 각 프로세서와 메모리 컨트롤러를 완전한 속도로 직접 연결할 때 나오며, 싱글 프로세서에서 쓰기에는 다소 낭비다. 물론 블룸필드에서는 이 남아도는 대역폭 덕분에 PCI 익스프레스 2.0의 36레인을 처리하고도 남는 강력함을 보였지만, 이의 실효성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메인스트림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다중 소켓 시스템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덕분에 단일 소켓 전용으로 등장하는 이 LGA 1156 소켓과 린필드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플랫폼에서는 아예 낭비적인 요소가 있는 QPI 연결을 제외하고, 메인보드 만드는 데 단가 올라가는 요소인 메모리 컨트롤러도 한 채널 줄이고, PCI 익스프레스 컨트롤러도 제한적인 형태로 프로세서에 내장해서 메인스트림 플랫폼의 효율성을 끌어올린 것이다. 그러면서도 성능이라는 실속은 다 찾았으니 이 정도면 말 그대로 ‘선택과 집중’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 아직은 출시 초기. 다행히 가격은 예전 메인스트림에 비해 양호한 편.

분명 인텔이 시장에 선보인 P55 메인보드는 아직 출시 초기이며, 제대로 된 보급형이 나오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현재 P55 칩셋과 린필드 프로세서의 조합은 얼마 전까지 계속 이어져 오던 ‘메인보드 옵션 조절’ 자체가 힘들어지게 된다. 현재 린필드를 지원하는 칩셋은 P55 하나 뿐이고, 지금까지 많이 사용하던 ‘ICH 교체를 통한 옵션 조절’은 아예 상상도 할 수 없게 된다. 하나 있는 칩셋을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이 덕분에 가장 혜택을 확실히 보는 부분은 다름 아니라 ‘스토리지’다. 인텔이 데스크톱 라인업에서 사용하던 ICH는 기본형과 R 모델이 있었고,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RAID와 AHCI 등의 기술을 사용 가능한지에 대한 여부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많은 메인보드들이 고급형이 아닌 바에는 모두 기본형 모델을 사용했다. 반면, P55 PCH에는 기본적으로 R모델에 준하는 SATA 컨트롤러가 들어가 있으며, 최근의 고성능 하드 디스크나 SSD 등에서 제대로 된 성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이젠 바꿀 수도 없으니 말 그대로 ‘표준’이다.

PCI 익스프레스 구성에 있어서는, 플랫폼을 갈아타지 않는 한 예전처럼 유연한 다중 그래픽 카드 구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다. 4시리즈 칩셋이라면야 프로세서를 보급형 펜티엄 E계열을 사용해도 X48 메인보드를 통해 PCI 익스프레스 16배속 슬롯을 두 개 확보할 수 있었지만, 린필드에서는 이럴 수가 없다. 결국 PCI 익스프레스 16X 슬롯이 두 개 필요하다면 별 수 없이 린필드 대신 블룸필드로 가야 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PCI 익스프레스 16X 슬롯 두 개로 구성할 정도로 넓은 대역폭을 필요로 하는 그래픽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용자를 메인스트림 레벨로 보기도 애매하다. 그래픽 카드 업체들의 시장 구분에서도 잘 볼 수 있듯이, 메인스트림급 사용자들의 그래픽 카드는 단일 구성이며, 린필드에서 제공하는 PCI 익스프레스 슬롯 구성은 딱 이 정도 수준에 맞춘 것이다.


▲ 가격과 성능이 절충된 ‘제대로 된’ 메인스트림 플랫폼이란...?

메인스트림 영역은 오직 성능을 추구하는 플래그쉽도, 오직 가격만을 추구하는 엔트리도 아닌 ‘타협점’이다. 그리고 인텔은 린필드에 이르러 이 고민을 ‘선택과 집중’으로 제시했다. 프로세서 내장 메모리 컨트롤러와 네할렘 아키텍처의 강력한 성능과 함께,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단일 프로세서’ 환경에서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는 구성을 통해 언제나 딜레마로 작용했던 ‘가격 대비 성능’을 잘 추구한 것이다. 여기에 약간의 유연성을 발휘한 P55 플랫폼은 인텔이 지금까지 제시하고자 했던 메인스트림 플랫폼의 진수를 다시금 보여준다.

물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희비가 교차할 부분이 있다. 이제 더 이상 플래그쉽급 프로세서를 보급형 메인보드에서 사용하는 방법은 막혀버린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꼭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이제 ‘프로세서만 고급형인 보급형 플랫폼’ 이 아닌, ‘제대로 된 메인스트림 플랫폼’ 의 성능을 쉽게 맛볼 수 있게 된 셈이다. 또한 컴퓨터의 사양과 확장성 등을 보는 데 있어, 단지 사용된 프로세서를 보는 것으로도 플랫폼의 레벨과 주위 환경에 대해 유추가 가능해지니 컴퓨터라는 기계의 복잡성도 감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이런 플랫폼의 제시는 앞으로 모바일이나, 엔트리급의 그래픽 코어 내장 프로세서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시스템의 클래스를 결정하는 데 메인보드와 프로세서가 같이 작용했다면, 이제는 그 중심이 프로세서로 넘어간다. 같은 LGA 1156 플랫폼을 사용하면서도 분명히 시스템의 ‘레벨’이 달라지고, 프로세서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도 더 커질 것이다. 프로세서를 선택하는 것으로 플랫폼이 ‘맞춤옷’처럼 변화하는 것, 이것이 진정 린필드와 P55가 던지는 ‘가능성’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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